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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코인 투자를 시작한 지 벌써 8년이 됐습니다. XRP와 헤데라는 4년째 들고 있는 제 대표 종목이에요. 사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처음부터 가격이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 냈고, 그래서 알트코인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짰습니다. 그런데 요즘 커뮤니티를 보면 "업토버가 온다"는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더라고요. 저처럼 지난 1년 가까이 고생하신 분들이라면 이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속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우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글을 읽으시면 왜 업토버가 늦어졌는지, 클래리티법이 실제로 통과될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지금 우리가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 판단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 8년간의 투자 경험과 최근 실패담을 솔직하게 녹여서 풀어보겠습니다.
※ 용어 정리
- XRP(엑스알피) : 2012년에 리플랩스에서 발행된 실시간 총액 결제 시스템 및 송금네트워크인 XRP 레저의 네이티브 디지털 자산으로 초당 수천 건의 거래를 5초 미만의 속도로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어 은행 간 국제 송금에 특화된 암호화폐
- 헤데라(Hedera, HBAR) : 전통적인 블록체인이 아닌 해시그래프(Hashgraph)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분산원장 네트워크. 초당 1만 건 이상의 빠른 거래 처리 속도, 저렴한 수수료, 구글·IBM·LG 등 글로벌 대기업이 참여
- 알트코인 : Alternative(대체)와 Coin(코인)의 합성어로 비트코인 외의 모든 가상자산을 의미
- 업토버(Uptober) : 상승(Up)과 10월(October)을 합친 신조어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10월에 오르는 경향이 강하다는 시장의 오랜 경험칙. 역사적으로 10월은 높은 확률로 상승 마감해 왔으나,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속설이 깨지기도 함
- 클레리티 법안(CLARITY Act) : 미국 디지털 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명확히 하고 가상자산을 제도권 금융 자산으로 편입하기 위해 추진 중인 미국의 핵심 가상자산 규제 법안
미뤄진 상승장, 그 이유
최근 자료를 보면 글로벌 M2, 즉 전 세계에 풀린 화폐량은 최근 2~3년간 꾸준히 늘어왔습니다. 보통 M2가 늘면 주식이나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도 같이 오르는 게 정상인데, 이번에는 비트코인만 유독 이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과거에도 몇 주 정도 시차를 두고 따라간 적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격차가 크게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최근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이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국채 불안해하지 말고 사라"는 시장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소식을 듣고 나서야 최근 비트코인이 7만 달러를 다시 넘어선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용어 정리
- M2 통화량(광의통화) : 현금과 요구불예금뿐만 아니라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2년 이내에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시중의 모든 자금 규모를 측정한 대표적인 유동성 지표
-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 미국의 투자자 및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제79대 미국 재무부 장관
- 국채 바이백(Buyback) : 정부가 만기 전에 시장에 풀린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조치. 최근 미국 재무부는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을 억제하고 시장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10~30년물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두 배 확대한다고 발표
클래리티법 좌초 위기
시장에서는 9월 15일 클래리티법 표결과 통과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 CEO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이 상무부 장관까지 만나 로비를 벌였다는 이야기도 있죠.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협상을 통해 법안이 통과될 거라고 낙관하지만, 저는 이 법안이 사실상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민주당의 반대가 워낙 강경하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의원들이 있습니다. 둘째,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 당이 선거 준비에 들어가면 법안 통과를 위한 실질적인 협의는 사실상 멈출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압승하면 법안 자체가 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SEC가 클래리티법과 별개로 증권이 아닌 코인들을 개별적으로 발표하고, 이런 코인들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친화적인 규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법안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SEC가 개별적으로 인정하는 몇몇 코인들만 살아남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제가 4년째 XRP와 헤데라를 들고 있는 이유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다만 2024년 미니 불장 때 더 오를 것 같다는 욕심에 코인을 정리하지 못했던 게 지금까지도 뼈아픈 후회로 남아 있습니다. 그때 조금이라도 비중을 줄였다면 지금 시드가 부족해서 관망만 하고 있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거예요.
※ 용어 정리
- 코인베이스(Coinbase) : 2012년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프레드 어삼이 설립한 미국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며,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중 최초로 나스닥(티커: COIN)에 상장된 제도권 금융 연계 플랫폼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 1934년 설립된 연방정부 산하 독립 규제기관, 투자자 보호, 공정한 시장 유지, 자본 형성이 목적
지금 투자자가 할 일
지난 12개월 동안 관세 전쟁, 중국과의 무역 갈등, 중동 리스크, 미국 우선주의 정책 등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위험자산 전반이 눌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틀 전 베센트 장관의 국채 바이백 확대 발표와 트럼프 정부의 친크립토 행정, 글로벌 M2 상승 흐름이 겹치면서 시장 방향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진짜 추세 전환인지 일시적 반등인지는 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무리한 몰빵보다는 시장 상황을 계속 확인하면서 분할로 접근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클래리티법 좌초와 함께 금리 인하 시점이 12월 이후로 밀리는 경우인데, 이 경우 상승장 자체가 내년으로 다시 이월될 수 있습니다. 저는 만약 이번에 상승장이 온다면, 2027년 세금 문제를 고려해 12월 초에는 보유 코인을 정리할 계획입니다.
글을 마치며
정리하자면, 비트코인과 글로벌 M2의 엇박자,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 클래리티법을 둘러싼 정치적 힘겨루기, SEC의 개별 코인 규제 움직임까지, 지금 크립토 시장은 여러 변수가 동시에 얽혀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8년째 이 시장에 몸담으면서 수많은 사이클을 지나왔지만, 2024년 미니 불장 때 욕심 때문에 매도 타이밍을 놓친 경험은 지금도 뼈아픈 교훈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확신이 서기 전까지 무리하게 추가매수를 하지 않고, 시장 흐름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합니다. 클래리티법 통과 여부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SEC가 어떤 코인을 개별적으로 인정하는지, 중간선거 이후 정치 지형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함께 지켜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여러분도 지난 1년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텐데,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갖고 시장을 지켜보시면 좋겠습니다.
※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